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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쌤의 슬기로운 병원생활

아버지의 인공고관절 수술-재활 스토리(3) 수술 1-2주 후 재활병원에서 재활과 퇴원

by 신림 제일정형외과 2024. 4. 22.

염증수치가 조금 떨어진 후 아버지는 바로 고관절 수술을 하셨다. 수술후 1-2주동안 다리를 절대 움직이지 말란 주치의 말에 엄마와 아빠는 정말로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셨다. 엄마 아빠 서로에게도 정말 힘든 2주였다. 나는 인공관절 재활 할 떄 수술부위가 잘 아물어가고 진물도 나지 않으면 PROM을 어떻게든 빨리 해줘야 된다고 배웠고, 재활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수술한 병원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해줄줄 알았다.

허나 수술한 병원은 재활에 대한 안내와 관리등, 수술 후 프로토콜이 전무했고 아빠는 황금 같은 2주를 허무하게 보내고 말았다. 병원에서는 3-4주 지나면 재활병원으로 전원하라는 말뿐...

그러다가 아빠 꼬리뼈와 뒤꿈치에 욕창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듣고...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. 머나먼 서울에서 내가 할 수있는건 엄마 아빠와 전화통화 뿐이었다.(ㅠ_ㅠ) 직업이 간호사인 큰누나가 병동에 컴플레인 하고 설 연휴동안 아빠병원에 가서 내가 24시간 붙어있었다. 병동에 가보니 간호인력도 정말 작고 소독해주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충격이었다. 폴리장갑도 안끼고 반지와 팔찌를 낀 채로 포비돈으로 슥슥 문때주는게 소독이었다.

아... 이 병원은 정말 수술만 공장처럼 돌리는 병원이고 나머지는 전무한 병원이구나.

 

바로 깨닫고 아빠를 재활해주기 시작했다. 연휴동안 같이 지내면서 아빠가 혼자서 안전하게 서고 걷고, 화장실정도 갈 수 있게 끔 만들어 놓았다. 또 한가지 과제를 드렸다.

서는 연습중. 오른쪽이 수술한 다리, 다리가 길어졌다. 수술 후 2-3cm정도 다리길이 차이가 나셔서 처음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. 추후에 깔창으로 높낮이는 맞추면 된다.

퇴원하고 바로 집에 가지 마시고 여기 병원보다 시설 좋고 밥도 맛있고 깨끗한 재활병원으로 전원해드릴게요(아빠는 혼자서 어느정도 걷는데 왜 가야하냐고 의문이었음.)

가서 2주동안 혼자서 계단 오르락 내리락 할 수있는 수준까지 몸을 만들고 오셔야 해요.

 

아빠같이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병원에 입원하기 정말 싫어하신다.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자식들한테 손벌리기 싫으신것도 있고 제일 큰 이유는 본인수준이 정말 높은줄 아신다. 수술후 재활에서 마지막 목표는 혼자서 밖에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해야하고 퇴원 후 본인 능력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. 아빠는 실내에서는 잘 다니시지만 밖에서 혼자서 운동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많았다. 밖은 경사와 높낮이, 장애물이 많은 길이기 때문에 실내운동보다 훨씬 어렵다. 그래서 수술부위에 체중의 70~80프로가 가도 부담이 없어야 한다. 근데 이걸 혼자서 하기에는 아직 위험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. 그래서 구체적으로 아빠에게 목표치를 내드렸다. 계단오르락 내리락은 혼자서 하실 수준이 돼야 한다고.

당연히 아빠는 2~3일만에 혼자서 조금씩 걸으니 자신감이 넘처하셨다. 집에가서 그냥 살살 걸어다니면서 운동해도 되지 않겠냐는 아빠의 말에 계단 한번 올라가보시라고 슬~쩍 자극을 드렸다. 실제로 계단을 가보니 한발짝도 못때시고 어려워 하셨다. '그래 아들 말 믿고 재활병원 한번 가볼게' 라고 인정하시고(ㅋㅋㅋ) 퇴원 후 집에 하루정도 계시다가 재활병원으로 가셨다.

오픈한지 얼마 안되어서 쾌적했던 재활병원

난생 처음 재활병원에 가보신 아빠. 하루에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를 오전, 오후에 받고 나머지 시간에는 혼자 이것저것 운동하셨다고 한다. 재활병원내에 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하루에 만보까지 걸으시고 실내자전거도 타시고 이것저것 다 하셨다고 한다. 모르면 담당치료사에게 자문도 구하라고 말씀드렸다.

점점 걷는수가 늘어나서 마지막에는 만보까지 걸으셨다고 한다.

2주간 재활병원에서 재활을 마친 후 저번주 주말에 아빠를 뵙고 왔다. 그새 살도 3kg정도 붙고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. 예전처럼 염증반응도 올라오지 않으셨다. 퇴원후 엄마와 근처 학교 운동장 5-6바퀴를 돈다고 하시고 생각보다 밖에 다니는게 힘들다고 하셨다. 등산스틱을 사용하면서 밖을 걸으셨는데 혹시나 넘어질까봐 쓰신다고 하셨다. 내 생각에는 굳이 운동장 걷기보다 아빠가 옛날에 자주 다녔던 동네 뒷산을 다니는게 더 수준에 맞을것 같아서 아빠랑 같이 동네 뒷산에 올라갔다. 아빠도 내심 두려움반, 기대반으로 뒷산을 올라갔는데 어라, 생각보다 잘 올라가져서 아빠도 놀라셨다.

아빠! 제가 재활병원에서 계단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마스터 하라고 했죠? 아빠가 병원에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이렇게 등산도 할 수 있어요.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.

올라가는것보다 내려오는게 더 힘들고 위험합니다. 항상 조심
끝내 정상까지 오셨다

아빠는 평생 등산과 테니스로 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이었다. 덕분에 남아있는 근력과 운동신경도 회복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고 재활속도가 빨랐다. 이제 수술후 6-7주 넘어가는데 혼자서 동네 뒷산가실 정도면 회복이 빠른편이다. 이제 욕창만 회복이 많이 되면 아빠랑 목욕탕에 같이 가기로 했다. 막상 내 가족이 이렇게 재활이 필요한 때가 오니 참... 물리치료사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. 대한민국은 재활이라는 시스템이 정말정말 부족한 나라다. 정부든 협회든 재활에 대한 프로토콜이나 전원 할 수있는 병원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홍보를 팍팍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든다. 도수치료 홍보도 팍팍팍팍 좀 해주고,,, 실손보험 빵꾸낸다는 이미지만 자꾸 만들기만 하니,, 답답허다~ 당장 아픈분들에게 필요한건 사람이 직접 치료해주는 도수치료인데,,,